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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사회 행정
철도산업단지 해준다더니!! 집단행동 나선 주민들
기사작성 : 2017-09-23 11:30:08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마을 주민들이 변전소라고 주장하고 있는 전동역 인근의 철도종합시험선로 공사의 한 건물 모습.

 [시사터치 이용민 기자] = 2018년까지 전동면 심중리 일원에 철도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던 세종시가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반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이 약속을 믿고 전동면 주민들은 반대했던 종합 철도시험선로(고속철도 시험선로) 공사를 허락했었다. 하지만 약속 이행이 없자 법원에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비롯한 집단행동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춘희 시장은 지난 2015년 3월 고속철도 시험설로 준공 시기에 맞춰 민간개발방식의 철도산업단지를 만들고, 국내 대기업과 외국 투자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철도산업단지는 포기상태고, 고압의 전류가 흐르는 고속철도 시험선로 변전소만 전동면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 잡아가자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기 시작됐다.

 특히, 철도산업단지가 입지하려던 지역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반발이 크다. 약속을 믿고 토지수용 등에 대비해 준비해온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철도산업단지는 오송역에서 시작해 전동면 청송리를 돌아 전동역까지 이어지는 고속철도 시험선로 안쪽 심중리 일원(33만평, 1104㎢)에 입지가 예정됐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암반이 나오자 공사비 증가가 예상돼 세 개 사업자가 포기한 상태다. 세종시에서 분양한 미래산단과 명학산단에 비해 분양가가 약 50%정도 더 비싸지기 때문에 사업성이 안 나오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지난 13일 전동면에서 열린 시민과의 대화에서 다른 대안사업을 제시했고, 주민들도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22일 밝혔다.

 세종시 남궁호 산업입지과장은 “지난 12일 이장협의회원와 주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철도산업단지는 못하고 다른 사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13일 전동면 시민과의 대화에서는 시장이 대안사업으로 로컬푸드 사업과 연계한 농공단지와 복합커뮤니티 시설을 하겠다고 했는데 주민들도 괜찮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마을주민 한 모 씨는 “주민들 입장과 상반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며 반발했다.

  

 ▲전동면 철도산업단지 예정지의 대략적 위치도(노란색). 고속철도 시험선로는 오른쪽 밑 오송역에서 시작해 새로 노선을 만든 청송리에서 돌아 전동역까지 이어진다.(사진:다음지도 캡처)

 세종시가 처음 제안한 철도산업단지 규모는 전동면 심중리 시험선로 안쪽 33만평 규모인데 반해 대안으로 제시한 복합커뮤니티와 농공단지는 5만평 규모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철도산업단지는 고속철도 시험선로를 조건으로 내건 만큼 이 사업이 불가하다면 대안으로 제시한 사업도 같은 규모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동면 시민과의 대화는 직능단체 사람들이 참여한 것이지 일반 주민들이 모인 자리가 아니다”라며 “철도산업단지는 우리가 달라고 한 게 아니라 당시 국토부와 세종시가 하겠다고 약속한 것인데 이제 와서 엉뚱한 얘기를 하고 있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위치를 옮겨서 전동면 어디든 다른 곳에 조성할 수 있냐니깐 어렵다고 하더라”라며 “(세종시가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주민들은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기 시작했다.

 한 모 씨는 “주민 서명 1천여 명을 받아 법원에 시험선로 공사 중지 가처분신청을 하겠다”며 “지금 일단 몇 백 명의 서명을 받아놓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시험선로 공사를 하며 입은 피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터널을 네 개나 뚫는 과정에서 발파 진동으로 인해 집에 금이 가는 등의 피해가 있는데도 세종시는 전혀 관여도 하지 않고 않다”며 “시험선로 주변 지역민은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지도 않은 채 고속철도 시험설로 변전소를 전동면사무소 인근에 건립하며 더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주민 황 모 씨는 “동네 가운데에 건물을 크게 짖더라. 주민들은 사무실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변전소라는 것을 알았다”며 “주민 설명회도 없이 몰래 허가한 세종시는 변전소 설치 허가를 즉각 취소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지난 폭우 때 변전소 공사를 하느라 조천으로 이어지는 노장천을 막아 집과 농작물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며 “저도 인근에서 콩을 3천평 규모로 재배하는데 침수 피해로 다 죽어서 밭을 갈아엎었다”라고 호소했다.

 국토부와 세종시는 철도 종합시험선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업지역 안쪽에 철도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이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대안으로 제시한 사업은 당초 제안했던 철도산업단지 규모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적당한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이제 주민들은 정부와 세종시의 말을 믿지 않을 수도 있다.

  

 ▲조천으로 흘러가는 (왼쪽)노장천을 차량의 통행을 위해 조그마한 수로를 내고 막은 모습.(오른쪽 뒷편의 작은 건물이 공사 중인 변전소)

/yongm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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