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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행정 기자수첩
지역특색 없는 장사판 축제
기사작성 : 2017-06-12 21:45:47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보라매공원을 전구로 꾸민 서구 힐링아트페스티벌 행사장 모습.

 [시사터치 이용민 기자] = 대전 서구(구청장 장종태)가 12일 지난달 개최한 힐링아트페스티벌에서 먹거리 코너 등의 참여업체로부터 수익금 180만 원을 기탁받았다고 한다. 먹거리 장사가 제법 잘 된 모양이다. 꽈배기와 도넛, 소머리국밥과 수육, 미용분야인 헤나타투 체험 등 두 개 업체와 대학 미용 관련 학과가 수익금을 기탁한 것이니 이 외에도 푸드트럭과 다른 참여업체의 음식 판매량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도심 한가운데인 대전시청 북문 앞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축제는 다양한 공연과 함께 먹을거리도 즐비하다.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은 공연도 공연이지만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길거리 음식을 즐겼고, 일부 푸드트럭도 10여분을 기다려야 사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반면 인근 식당들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 했다. 주말 저녁시간은 손님들로 북적여야 하지만 가족, 연인, 친구, 동료 등 다양한 손님들의 발길을 바로 옆 축제장으로 빼앗겼기 때문이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먹을거리이지만 도심 한가운데서 열리는 만큼 인근 상인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축제의 방향을 찾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참에 지난달 말 개최된 서구 힐링아트페스티벌을 살펴보자.

 힐링아트페스티벌은 힐링과 아트가 함께하는 축제라고 볼 수 있다. 힐링은 대전시청 북문 앞 450미터 길이의 보라매공원을 아기자기한 조명으로 꾸민 것을 말하는 듯하다.

 시청 바로 앞에 있는 도심 속 공원인 보라매공원을 가보지 않은 서구민은 별로 없을 듯하다. 축제에서는 야간에 아기자기한 전구를 달아 운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색다른 느낌을 줄 수는 있어도 이를 힐링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군다나 수많은 전구를 달기 위해 나무에 상처를 내는 힐링이라면 다시 한번 고민해볼 일이다.

 아트는 보라매공원 좌우에 매대를 설치하고 미술과 공방 등의 제품을 전시·판매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보라매공원 양 옆 도로변에 나무판 칸막이들 사이로 작품을 몇 개 전시하며 판매도 한다. 하지만 원도심 으능정이나 중교로에서 아기자기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노점상만큼도 모양새가 좋지 않아 보인다. 아트를 느껴볼 수 있도록 확 트인 공간에서 다양한 예술을 한눈에 보고 즐기며 마음에 들면 구매도 할 수 있는 형식은 안 되는 것일까.

 서구청 뒤 샘머리공원 분수대에서는 여느 축제와 같이 유명 초청가수와 각종 공연들이 펼쳐지는데 이는 다른 축제와 차별화된 내용이라 보긴 어렵다.

 서구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힐링아트페스티벌이지만 딱히 축제의 성격처럼 힐링과 아트를 즐기기에는 부족한 느낌이다.

 다른 지역 축제를 살펴보면 지역과 관련한 특색이나 차별화된 주제를 살려 추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구는 효문화뿌리축제, 유성은 온천문화축제, 대덕구는 동춘당문화축제, 동구는 대청호마라톤과 대학로축제 등 각 지역에 있는 특색을 살려 축제를 만든다.

 하지만 서구의 힐링아트페스티벌은 지역의 특색을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도심 속 공원에 공연과 먹을거리를 모아둔 것 같은 느낌이다.

 서구만의 다양한 특색을 찾아 이를 활용하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yongm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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