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화면으로 이동
닫기 | 인쇄 |


대전>문화 인터뷰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 미술의 일상주의란?
기사작성 : 2019-08-16 19:09:22
이용민 기자 yongmin3@daum.net

 

 ▲대전시립미술관 선승혜 관장. 

  [시사터치 이용민 기자] = ‘미술의 일상주의’, ‘한 평의 갤러리 만 평의 마음’

  대전시립미술관 선승혜 관장이 직접 뛰어다니며 다양한 기관과 지역 미술인을 연계해 미술문화 저변을 확대하는 일을 하며 표현한 말이다. 이 말에 함축된 의미는 무엇일까?

  선승혜 관장은 올해 1월 2일 취임하며 ▲대전을 그리다 ▲시민을 초연결하다 ▲미래를 상상하다 등의 세 가지 운영방향을 제시했다. 7개월이 지난 지금 선 관장이 제시한 과제들은 얼마나, 어떻게 추진되고 있을까?

  또 최근 타 지역 기관장 공모에 응모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결백을 입증하기도 했다. <시사터치> 기자는 16일 선승혜 관장을 만나 이에 대한 심경부터 시작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취임 하신지 7개월이 넘었다. 어떻게 지내셨나?

  A. 그동안 지역 작가분들을 만나면서 지역을 잘 이해하게 됐고, 미술관에도 적응했다. 또 대전시립미술관을 분석하며 기존 강점은 살리되 취약점은 보완하는 조직진단과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아울러 내년이나 후년에 무엇을 할 것인지와 같은 중장기 비전과 계획을 세우고 준비도 했다. 외국 미술관과 협의해 내년 전시회를 유치했고, 시와도 잘 협의해 내년 예산이 잘 반영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대전이 인프라가 너무 좋다. 이렇게 좋은 곳이 많지 않다. 조금 분절돼 있는데 이를 연결하는 일을 한 발 한 발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전경찰청 내 강당에 한평 갤러리를 만들었다. ‘1평의 갤러리 1만 평의 마음’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어제 설치해서 오늘 오픈한다. 대전경찰청과 협약을 체결했고, 미술협회와 협의해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 경찰에선 문화경찰을 표방하며 협업에 참여했고, 미술협회도 적극 참여해줘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

  시민에게 다가가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기관과 기관을 연결하고 연구단지에도 청년작가 등과 연결해 미술작품을 일상생활에서 보여줄 수 있게 하고 있다. 대전 문화예술에서의 ‘미술의 일상주의’로 이름을 붙였다. ‘1평 갤러리 1만 평의 마음’이란 이름도 붙였다. 마음으로 다가가는 미술을 위해 7개월 동안 이런 일을 했다.

Q. 최근 타 지역 기관장 응모 의혹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로 결백을 입증했다. 왜 이런 의혹이 나왔다고 보는가?

  A. 저는 잘 모르겠다. 크게 보면 전국적으로나 세계적으로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은 모든 사람들이 신경 쓰는 부분이다. 건전한 문화를 위해 가짜뉴스가 퍼지고 사실로 인식되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대전문화예술이 건강하게 되는 게 제 바람이다.

  경기문화재단에서 왜 같은 공문을 통해 이런 걸 확인할까 하더라. 타 지역에서의 시선을 생각해보면 조금 부끄러웠다. 지역 문화가 건강해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전이 다른 어떤 지역보다 문화예술이 건강한 지역, 상생하는 지역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강하게 바뀌는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

  지역 미술이 발전하려면 집중이 필요하다. 가짜뉴스로 인한 대응으로 일에 지장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

Q. 대전과 대전시립미술관 어떻게 보고 있나?

  A. 너무 좋다. 첫째는 대학교가 19개다. 이는 어떤 도시보다 젊은 인구가 많다는 것으로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인구감소 시대에 차세대가 많다는 것은 희망적인 부분이다. 두 번째는 원도심의 역사와 연구단지의 연구원들이다. 역사와 연구단지 미술 애호가들의 지지층은 큰 자산이다. 대한민국 안에서 볼 때 대전의 최고 강점은 과학예술이다. 말로는 쉽지만 다 같이 힘을 합쳐 전력투구하면 다 같이 살아날 것이다. 대전의 강점이자 지역 미술문화의 강점이다. 이를 잘 융합해 체계화하고 실천하는 게 미술관의 역할이다.

  또 대전만큼 예의 바른 지역이 다른 곳에 없다. 예의 바른 전통이 미술과 결합하면 상당히 좋은 문화 풍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실천해보고 싶다. 첫째가 한국화인데 이는 마음을 가다듬는 면이 있어, 대전과 문화적 통이 너무 잘 맞는다. 애정이 크다.

 

 ▲대전시립미술관 선승혜 관장이 16일 <시사터치> 기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Q. 대전을 그리다. 대전지역 작가의 빅데이터 시스템을 만든다고 했는데 현재 상황은?

  A. 시간이 걸린다. 첫째로 아카이브(자료저장 및 검색) 시스템 구축은 올해 예산이 있어서 하고 있다. 조달청에 발주해서 올해는 구축하는 일을 한다. 둘째는 아카이빙이 되어야 하는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문가를 모셔서 자료수집을 시작했다. 미술관이 모아놓은 자료는 어떻게 할 것인지, 외부의 지역작가는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두 가지로 시작했다. 셋째로 호응이 중요한데, 국제적인 온라인 플랫폼과 협약을 맺고 이를 통해 지역 미술을 소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네 번째로 전시는 내년 상반기 지역 미술만 전시하고, 올해도 했고, 내년에도 하려 한다. 이 네 가지 축이 이뤄지면 틀을 갖추는 게 아닌가 싶다. 저는 임기가 있지만 단발이 아닌 10년, 30년처럼 중장기로 가야 한다. 마치 일기를 쓰듯 대전만의 미술사를 써가야 한다. 미술사를 구축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다.

Q. 시민을 초연결하다. 초연결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각계각층의 공감형 참여 프로그램으로 민간 미술기반을 굳건히 하겠다고 했는데?

  A. 인프라는 많은데 이를 꿰는 일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우리가 카이스트랑 협약을 맺었고, 경찰청과도 연계해 지역작가를 소개하고, 이번에는 연구단지에서 청년작가 작품을 선보이는 일을 한다. 꿰는 일을 시작했다. 발로 뛰어다니며 각 기관에 지역 젊은 작가와 중견, 원로작가를 연결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일상의 미술주의’라고 본다. 멋있게 말하면 초연결이다.

Q. 미래를 상상하다. 과학과 미술의 긴밀한 융복합 전시를 강화해 미래를 상상하는 국제적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는데?

  A. 하반기에 몰입형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술을 활용한 미술을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내년에 열리는 과학 비엔날레는 AI를 주제로 준비하고 있다. 국내 발신뿐 아니라 전 세계적 발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전에 바라고 싶은 게, 잘한다고 하면 정말 잘하고, 대전 문화가 좋다고 하면 정말 좋아지는 마법과 같은 말의 힘이 있다. 대전이 과학 발신 일번지다. 연구단지가 이렇게 많은 곳이 없다. 과학과 기술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한국의 IT기술은 전 세계가 보고 있다. 제가 외교부에 있을 때 다른 나라로 출장을 가보면, 제일 관심 갖는 게 한국의 IT다. 미술관이 하는 일이 아니라 대전이 하는 내용인 것 같다.

  알파고가 바둑인데, 바둑 하나로 알 수 있듯이, 예술은 어린아이부터 중장년층까지 중요하다. 유럽 출장을 갔는데 오스트리아 린츠라는 시는 과학예술로 도시를 완전히 활성화했다. 아로스일렉트로니카라는 과학예술기관이 40년 됐는데 전 세계 사람이 거기서 무엇을 하는지 본다. 이미 AI를 유치원부터 경험할 수 있게 전시했더라. 내년에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나라의 가까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전의 심장이 잘 뛰도록 하는 게 대전의 역할이라 본다.

  몰입형 전시는 언론간담회 할 때 자세히 설명하겠다. 지금은 그냥 보는 전시가 아니라 디지털 안에 들어가기도 하면서 직접 체험하는 몰입형으로 한다. 기대해달라.

Q. 앞으로의 계획은?

  A. 대전의 문화예술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일상으로 즐길 수 있는 단단한 토대를 구축하고, 기회를 제공을 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싶다. 성심성의를 다하겠다.

 

 ▲대전시립미술관 선승혜 관장이 16일 미술관 앞에서 <시사터치> 기자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yongmin3@daum.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시사터치>

닫기 | 인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