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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칼럼
아이들 학교보내기...#1
기사작성 : 2018-07-16 22:36:51
김태훈 기자 sisatouch3@daum.net

 [시사터치 김태훈 캐나다 이야기] = 아이들과 캐나다로 이민을 간 것은 지난 2000년 5월 말이다. 큰아이가 중학교 1학년을 다니다가 갔고, 작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이었다.

  District of school board에 가서 우리나라에서 떼어 간 서류를 내미니 큰 아이는 8학년 작은 아이들은 6학년에 배정해 주었다. 말하자면 학기의 시작이 9월이니 6개월을 jump한 셈이 되어 버렸다. 그 때에는 영어도 제대로 안되고 처음 이민을 간 형편에 잘 모르기도 해서 배정표를 그냥 받아 들고 왔다.

 교회에 가서 교인들을 만나서 이야기 해보니 우겨서라도 한 학년을 낮추어가야 적응할 시간이 된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지한 부모 만나서 아이들이 고생했겠구나 싶다. 왜 무지한 부모였는지를 몇 가지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새 학기가 되어서 학교를 찾아가니 초등학교임에도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 모처럼 만났다고 서로 부여안고 키스하는 아이들…난리도 아니다. 아이들이 아주 나빠 보이지는 않는데 이런 젠장…이다 싶었다. 어쩌나 그래도 학교는 다녀야지 싶어서 우선 학교에 가라고 하고 돌아서는 내 마음이 썩 좋지는 않았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영어를 못 알아들어서 수업시간은 물론 다음 시간이 뭔지도 몰라 옆에 있는 아이들이 데려다 줘서 수업을 들어갔다고 한다.

 이민자들이 많아 E.S.L. Class(English as Second Language)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는데 아이들이 E.S.L. Class에 가기 싫다고 했다. 영어뿐 아니라 다른 과목도 기초과목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한국에서 온 아이들과 섞어서 가르치기 때문에 나이는 같아도 학력 수준 차이가 많이 난단다.

 그래서 영어가 별 필요 없는 수학이나 과학 같은 과목은 일반 학생들 하고 같이 듣는다고 했다. 지금도 토론토는 아프리카나 중동지역에서 온 난민들은 기초 학력이 워낙 모자라서 클래스를 별도로 갈라서 공부한다고 한다.

 어른들 탓으로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고 온 것을 탓할 수도 없고…아이들한테 조금만 참고 학교를 다녀보자고 달랬다.

 다행히 1년 후에 이사를 가면서 배정 받은 중학교는 좀 낫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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